B시는 50대의 주부로, 도저히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고 호소하며 입원하여 '쉬고싶다'고 하였다.
자신을 원래 '불안이 많은 사람'이라고 묘사한 이 부인은 자녀들을 키우던 30~40대에는 아이들이 차 사고를 당하여 다치거나 나보다 일찍 죽으면 어쩌나, 선생님이 구박하면 어쩌나, 친구를 잘못사귀면 어쩌나, 남편이 직장에서 쫓겨나면 어쩌나 같은 걱정에 시달렸다고 한다.
아이들이 잘 자라서 대학에 모두 잘 진학 하였고, 남편도 원하던 자리에 올라 생활이 안정되었는데도 걱정은 끊이지를 않았고, 이제는 아이들이 졸업 후에 직장을 잘 잡을 수 있을지, 남편의 건강이 나빠지지 않을지, 시어머니나 친정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시지 않을지, 집에 도둑이나 강도가 들지 않을지, 자신이 암에 걸리지나 않을지, 아파트 승강기가 고장나지 않을지, 또 이렇게 매사 걱정이 많은 자신이 제 정신이 아닌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이렇다 보니 늘 피곤하고 작은 일에도 깜짝깜짝 놀라며 식구들에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는 일이 잦다고 하였다.
예1: A씨의 아버지는 심한 의처증으로 어머니가 항상 집에만 계시기를 바랐고,간혹 이를 어기고 나간 사실이 발각되면 그날은 밤새 칼을 들고 어머니를 죽이겠다고 위협하고 욕하고 때리면서 누구를 만났는지 추궁하였다. A씨의 어린 시절은 아버지의 이런 행동 떄문에 혹시 어머니가 죽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과 긴장의 연속이었고, 사춘기 떄는 병적인 아버지의 행동에 대한 분노감과 어찌할 수 없는 자신의 모습에 무력감을 느끼며 성장했다. 아버지의 행동을 그렇게 증오하고 혐오스러워했던 자신이 현재 아내에게 유사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A씨를 극도로 혼란스럽게 하였다.
예2: D씨는 조그만 가게를 운영하고 있고 평소 술과 친구 만나는 것을 즐기며 활동적으로 생활해왔다. 친구들과 낚시를 갔다가 손을 다쳐 피를 흘리게 되었는데, 즉시 병원으로 가 봉합수술을 받았고 큰 이상은 없었다. 그러나 그 당시 갑자기 심장이 멈추고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는데, 몹시 무섭고 불안했던 기분이 기억에 남아있었다. 며칠 후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이다가 갑자기 그때처럼 심장이 멈추고 멀가 멍해지는 느낌이 들면서 마치 죽을 것 같은 경험을 다시 하게 되었다. 다음 날 급히 병원을 찾아 심장과 관련된 검사를 받았으나 별 이상은 없었다. 그러나 이후 3~4일에 한 번씩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서, 이러다가 갑자기 죽게 되지 않을까 염려하게 되었고, 언제 어떻게 증상이 나타날지 몰라 외출도 삼가게 되었으며, 점차 가게 운영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이후 다시 병원을 방문하여 상세한 검사를 받았으나 역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고, 내과의에 의해서 심리검사에 의뢰되었다.